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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소식


[대학소식]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 국내 진폐증 진료 경험 몽골로 확장

  • 조회수 82
  • 작성자 이희주
  • 작성일 2026.10.02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 국내 진폐증 진료 경험 몽골로 확장

- 세계보건기구 (WHO) 협력기관 자격, 현지 광산 채굴현장 환경 조사 주도 -

원조받던 나라, 개발도상국에 경험 전파하는 나라로… 아시아 산업보건 역량 강화 조력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는 최근 국내에서 축적한 진폐증 진료 경험을 몽골 광산 현장으로 확장했다. 직업환경의학과 명준표 교수는 지난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몽골 부르운두르 (Bur-Undur) 지역의 철광산 및 형석광산을 찾아 현지 광산근로자를 대상으로 건강실태조사와 작업환경 평가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세계보건기구 협력기관(WHO Collaborating Centre for Occupational Health)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협력기관은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 연구소, 대학 등 개별 기관을 지정해 보건 프로그램 수행을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로, 현재 세계 80여개국 800여 개 기관이 지정돼 있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는 국내 최초의 민간 직업보건 협력기관으로, 근로자 건강증진과 직업성질환 예방, 현지 전문인력 역량강화 등을 협력 활동의 초점으로 삼아왔다.

 

  명 교수는 몽골국립의대 호흡기내과 및 몽골직업환경의학회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현지 갱내 채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굴착, 파쇄, 적재, 운반 등 공정별 분진 발생 양상을 확인하고, 근로자의 호흡기 건강상태와 직업적 노출력을 연계해 평가했다.

 


  몽골은 광업과 건설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 산업이지만 분진 및 금속 노출에 대한 건강관리체계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이번에 조사한 노천 철광산은 굴착·파쇄 과정에서 결정형 유리규산(crystalline silica, 석영 성분의 광물성 분진)이 다량 발생할 수 있는 작업환경으로 확인됐다. 결정형 유리규산은 국제암연구소(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1997년부터 인체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으며, 폐로 흡입되면 장기간 축적돼 만성 염증과 폐섬유화를 일으켜 진폐증의 대표적 형태인 규폐증(silicosis)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출량과 노출기간에 비례해 수십년의 잠복기를 거쳐 진행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연구팀은 향후 호흡성 분진 농도와 결정형 유리규산 함량을 정량 분석해 건강검진 결과와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 형석광산에서도 제한된 공간과 환기 여건으로 분진이 정체되기 쉬운 환경이 확인돼 환기시설과 개인보호장비 관리의 중요성이 재확인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폐쇄된 일부 갱구에서 광산배수와 침출수가 유출되는 모습도 확인됐는데, 이는 진폐증과는 별개로 주변 하천·지하수의 중금속 오염 가능성과 관련된 문제로, 폐광 이후 지역의 환경보건 과제로 별도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제시됐다.

 


  세계질병부담연구 2021 자료를 분석해 202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진폐증 신규 환자는 6만 2,866명, 사망자는 1만 8,323명으로 추정됐다. 1990년과 비교해 연령표준화 발생률과 사망률은 각각 28.5%, 52.8% 낮아졌지만, 환자 수와 사망자 수 자체는 늘었다.

 

  국내에서도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진폐증 환자는 약 1만 9천 명 수준이며,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현황에서 2024년 기준 진폐 사망자는 업무상 질병사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한 세대 먼저 산업화의 길을 걸어왔던 한국의 경험 공유는 이들 개발도상국에게 미래 건강을 위한 의미있는 접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명준표 교수는 앞으로도 몽골 협력기관과 함께 광산근로자의 정기적인 건강평가, 분진 및 유해요인 노출평가, 진폐증 등 직업성 호흡기질환의 조기 발견과 관리, 현지 의료진의 역량강화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조사는 광산근로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작업환경을 함께 평가함으로써 직업성질환 위험요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국내 탄광 근로자 진료에서 쌓은 진폐증 예방·치료·관리 경험을 몽골 현지 전문가들과 공유해, 광산근로자의 직업성 호흡기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는 1962년 국내 최초 직업보건 전문기관으로 설립돼 1965년 국내 첫 직업병 클리닉을 열었고, 이후 1973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국내 최초의 민간 직업보건협력기관으로 지정됐다. 국내 전공의 수련병원 중 유일하게 진폐증 전문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20년 넘게 진폐재해자 밀집지역을 정기 방문해 건강강좌와 개별 상담을 이어왔다.

 

  이번 몽골 현장조사는 국내 탄광 현장에서 쌓은 진료 경험을 해외 산업보건 취약지역으로 넓힌 사례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는 2016년부터 몽골 의료진 교육을 시작해 지난해 10월에는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현지 호흡기 전문의 150여명이 참석한 직업성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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