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에서 환자 곁으로…첨단재생의료치료 ‘1호’ 여의도성모병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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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희주
- 작성일 2026.09.28
제도에서 환자 곁으로…첨단재생의료치료 ‘1호’ 여의도성모병원을 가다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국내 첫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 승인 여의도성모병원 22일 방문 -
- 희귀 림프종 첫 대상자 23일 세포 채집 확정…제조후 11월 첫 투여 예정 -
# 지난해 9월 비강형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을 진단받은 51세 남성 서모씨.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여섯 차례 항암치료를 받은 그는 올해 3월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6월 CT 검사에서도 림프종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치료의 초점은 이 상태를 유지하고 재발을 억제하는데 맞춰졌다. 서모씨는 국내 첫 승인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의 첫 대상자로 선정돼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용한 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9월 22일(수)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병원장 강원경)을 찾아 첨단재생의료 치료 준비 상황을 살피고 첫 대상자와 의료진을 격려했다. 정 장관은 전영우 림프종센터장에게 추진 경과를 보고받고 치료 1호 환자와 면담 후 림프종센터와 성분헌혈실을 둘러봤다.
이번 방문은 정부가 마련한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가 실제 환자에게 적용되는 과정을 확인하는 자리다. 여의도성모병원이 신청한 치료계획은 지난 4월 23일 심의위원회에서 적합 의결됐다. 2025년 2월 치료제도 시행 이후 첫 사례다. 임상연구의 성과를 환자의 새로운 치료 기회로 연결할 제도적 경로가 열린 것이다.
정 장관은 “첨단재생의료 정책의 성과는 새로운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실제 기회로 이어질 때 의미가 있다”며 “첫 사례가 환자 안전을 바탕으로 안착하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치료 접근성과 안전관리 체계를 함께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완전관해 이후를 겨냥한 면역세포 치료
서모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오른쪽 코 안의 통증과 부종이 지속돼 조직검사를 받았고, 같은 해 9월 림프종으로 진단됐다. 이후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옮겨 올해 1월까지 항암치료를 받았다. 치료 중간과 종료 시점에 남아 있던 병변은 점차 호전돼 완전관해에 이르렀다.
완전관해는 현재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암의 흔적이 사라진 상태다. 이후에도 재발 여부를 살피는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이번 치료계획은 표준치료 후 완전관해에 도달했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얻은 T세포를 배양해 투여하는 방식으로, EBV 항원을 표적으로 삼아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서모씨는 9월 4일부터 진행한 사전 검사에서 선정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 일정은 22일 입원, 23일 백혈구분반술을 통한 세포 채집으로 잡혀 있다. 세포 제조에는 약 한 달이 걸리며(품질 안정성검사 및 관리 한 달 추가), VT-EBV-N 첫 투여는 11월 19일을 목표로 한다. 장관 방문 시점에는 투여 전 준비 단계로, 재발 억제 여부와 안전성은 향후 경과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여의도성모병원의 강점은 장기간 축적한 림프종 임상연구 경험이다. 병원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한 2상 임상시험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치료계획을 마련했다. 연구에서 얻은 경험을 대상자 선정과 세포 채집, 투여, 추적관찰로 이어지는 진료 과정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림프종센터의 역할이 커졌다.

전영우 림프종센터장(혈액내과)은 “완전관해 이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다음 치료 선택지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치료의 핵심”이라며 “축적한 임상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대상자 선정부터 투여 후 추적관찰까지 책임 있게 수행하고, 희귀 림프종 치료를 선도하는 임상 근거를 쌓겠다”고 말했다.
첫 승인 넘어 안전한 치료 운영모델로
‘국내 1호’ 의미는 승인에만 있지 않다. 새로운 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하면서 안전성을 어떻게 살피고, 기관별 책임을 어떻게 연결할지 병원 현장에서 구체화하는 첫 사례라는 것. 정부는 치료 기회를 넓히는 정책의 실행 성과이자 병원에는 림프종 진료와 연구 역량을 실제 치료 운영으로 확장하는 계기다.
사업은 여러 기관의 역할을 연결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보건복지부와 심의위원회가 치료계획을 심사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규제특례와 사업 개시, 실증 과정을 관리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전자 증례기록서에 기반한 안전성 모니터링과 추적관리를 담당한다. 여의도성모병원 IRB는 윤리·변경심사를 통해 환자 보호체계를 뒷받침하고, 바이젠셀은 세포처리시설을 기반으로 제조·공급·운송에 협력한다.

기평석 바이젠셀 대표는 “환자에게서 채집한 세포가 제조와 운송을 거쳐 의료진에게 전달되기까지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병원과 긴밀히 협력해 안정적인 제조·공급 체계를 운영하고, 첫 치료계획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승인은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에 대한 것으로, 의약품 품목허가와는 구별된다. 그만큼 실제 적용 과정에서 안전성과 치료 경과를 꾸준히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여의도성모병원이 첫 환자를 시작으로 축적할 경험은 국내 첨단재생의료의 운영모델을 구체화하고, 림프종센터가 희귀 림프종 치료를 선도할 근거를 쌓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