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세포 늘어나는 ‘골수증식종양’…혈전 위험 살펴야
- 조회수 6
- 작성자 이희주
- 작성일 2026.08.31
혈액세포 늘어나는 ‘골수증식종양’…혈전 위험 살펴야

우리 몸의 혈액세포는 골수에서 일정한 양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골수에 이상이 생겨 적혈구나 혈소판 등 혈액세포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혈전이나 출혈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골수증식종양(Myeloproliferative Neoplasm, MPN)’이다. 혈액검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혈액세포 수치 이상이 반복된다면 관련 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골수증식종양은 골수의 조혈모세포에 이상이 생겨 혈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만성 혈액암이다. 대표적으로 적혈구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진성적혈구증가증, 혈소판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본태성혈소판증가증, 골수가 섬유화되면서 정상적인 혈액 생성이 어려워지는 골수섬유증 등이 있다. 주로 영향을 받는 혈액세포와 질환의 경과에는 차이가 있지만 장기간 추적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종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골수증식종양은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을 진료하는 과정에서 혈액검사 이상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혈액 수치 이상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골수증식종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한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JAK2 유전자 변이가 흔하게 발견되고, CALR, MPL 변이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드물게는 혈액 생성과 관련된 다른 유전자 변이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는 조혈모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과 혈액세포 생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피로감, 두통, 어지럼증, 시야 흐림, 안면 홍조, 손발 저림, 피부 가려움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혈액 점도가 높아지면서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본태성혈소판증가증은 혈전이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골수섬유증은 빈혈, 비장 비대, 체중 감소, 야간 발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골수증식종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혈전과 출혈이다. 혈전이 발생하면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정맥혈전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질환이 진행하면서 골수섬유화가 심해지거나 드물게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종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골수증식종양은 질환의 종류와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혈전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달라진다"며 "연령, 과거 혈전 발생 여부, 혈액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와 추적관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혈액검사에서 혈액세포 수치 이상이 확인되면 추가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혈액검사와 말초혈액도말검사로 혈액세포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고, JAK2, CALR, MPL 등 주요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다. 필요한 경우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시행하기도 한다. 골수검사를 통해 골수의 상태와 혈액세포 생성 양상을 평가할 수도 있다. 약물이나 심장질환, 폐질환, 수면 무호흡 증후군 등 혈액세포 증가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한다.
치료는 질환의 종류, 환자의 연령, 혈전 위험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혈전 위험이 낮고 증상이 없는 일부 환자는 정기 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저용량 아스피린을 사용한다. 진성적혈구증가증에서는 적혈구 수를 줄여 혈액의 농도를 낮추는 사혈 치료를 시행하고, 혈액세포 수치가 높거나 혈전 위험이 큰 경우에는 세포감소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골수섬유증 등에서는 JAK 억제제와 같은 표적치료제를 통해 비장 비대와 질환 관련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신약이 도입되면서 기존 치료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의 치료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골수증식종양은 장기간에 걸쳐 혈액 수치와 질환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과정에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치료 반응과 질환의 경과를 확인한다.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흉통, 호흡곤란, 한쪽 팔다리의 마비나 감각 이상 등 혈전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종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골수증식종양은 단기간에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점차 악화돼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수치 이상이 반복되거나 혈전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